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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홍콩영화 주인공” [조선일보, 2007. 5. 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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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을 제압하는 예리한 눈빛, 손끝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카리스마, 예사롭지 않은 화려한 발놀림. 이름조차 생소한 ‘태극권 동호회’ 회원들이다. 평상시엔 오며 가며 마주칠 화려한 ‘아줌마’ 모습 그 자체, 하지만 비장한 음악이 흐르고 수련이 시작되자 아줌마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리곤 영화 속에서 봤던 ‘무림고수’의 눈빛들이 번뜩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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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모인 팀은 선(扇), 즉 부채를 이용해 태극선을 수련하는 주부들입니다.” 1990년 초반, 사업차 중국을 방문했다가 중국 전통무술인 ‘태극권’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는 박복주(58) 사범. 스스로를 ‘태극권 전도사’로 자처할 만큼 박씨의 태극권 사랑은 남다르다. “이렇게 좋은 걸 혼자만 알고 있는 게 아까웠어요. 그래서 1995년 8월부터 중앙공원 기체조장에서 사람들을 모아 태극권을 가르치기 시작했죠.” 지난 12년간 동호회를 거쳐 간 회원 수만도 200여 명. 현재 하루도 빠짐없이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열성 회원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30여 명 정도다. 모임이 이뤄지는 시간은 이른 새벽(오전 6-7시)이나 늦은 저녁(짝수날 오후 8-9시)경. 박씨 역시 본업이 따로 있고 회원들 또한 학생이나 직장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회비나 강습료는 받지 않습니다. 태극권의 매력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릴 수 있는 게 중요하니까요.” 인터뷰 내내 끊임없이 ‘태극권 예찬론’을 펼치는 박씨의 말을 듣다 보니 그가 말하는 태극권의 매력, 그게 과연 뭔지 궁굼해졌다. 빨리빨리는 그만! 아이 대하는 태도까지 달라져 “솔직히 초반엔 속이 터질 정도로 답답했어요. 제가 성격이 좀 급한 편이거든요.” 태극권을 시작한지 올해로 1년 됐다는 민성희(34)씨는 태극권을 통해 처음으로 느리게 움직이는 법을 배웠다. 늘 시간에 쫓겨 ‘빨리빨리’에 익숙한 현대인들이 보기에 태극권 동작들은 느리다 못해 답답할 지경. 모든 동작들이 슬로(slow)모션을 걸어놓은 듯 더디게 진행된다. “더도 말고 5분만 해보세요. 아마 땀이 나기 시작할걸요. 바르게 움직이는 것보다 느리게 움직이는 데 더 많은 힘이 필요하거든요. 그리고 꾸준히 하다 보면 평소 안 쓰던 근육들을 움직여 온몸이 말랑말랑해진답니다.” 수련하는 동안에 마음까지 평온해져서 명상효과도 얻을 수 있다는 서순애(40)씨는 일단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가 변했단다. “이 모임엔 유난히 아들 가진 엄마들이 많거든요. 알잖아요. 아들 곱게 키우기 쉽지 않다는 거. 전엔 무조건 빠르고 강한 태도로 아읻를 대했다면, 지금은 느리고 부드럽게 대하려고 많이 노력해요.” 면리장침(綿裏藏針; 부드러운 솜 속에 강철 침이 숨어 있다), 그것이 바로 회원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꼽은 태극권의 첫 번째 매력이다. 몸과 마음의 균형 잡기! 태극권은 균형감각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준다. 태극권 동작을 따라 해본 사람이라면, ‘균형 감각’이 이 동작을 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 처음 며칠은 무릎이 아프고 가만히 있어도 팔, 다리가 후들거렸다는 김은희(38)씨는 태극권을 하면서 균형 잡힌 몸매를 갖게 됐다. 다른 운동처럼 살이 한꺼번에 빠지진 않지만, 서서히 라인이 잡히면서 예뻐진다는 게 회원들의 자랑. “아침, 저녁으로 맑은 공기 마시면서 좋은 사람들과 운동하다 보니 마음에도 균형감각이라는 게 생기는 것 같다”는 최명순(54)씨. 그래서일까? 회원들 모두 우울증과는 거리가 멀다 단언한다. 태극권의 매력에 함께 빠져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분당 태극권동호회 박복주 사범(010-4236-9900, pcway@naver.com)을 통해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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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배워볼 수 있는 태극권 기본 동작 1) 헐보대선: 무릎관절과 어깨에 좋은 동작. 오른쪽 다리와 왼쪽 다리를 앞뒤로 교치시킨 후 그대로 앉는다. 이때 왼손은 손바닥이 하늘을 향하도록 해서 머리 위로 올리고, 오른쪽 팔은 옆으로 쭉 뻗는다. 2) 궁보추선: 허리에 좋은 동작. 왼쪽 다리는 앞으로 구부리고, 오른쪽 다리는 뒤로 쭉 뻗은 상태에서 오른 쪽 필은 앞으로, 왼손은 손바닥이 땅으로 향하게 해서 옆을 막는다. 3) 거퇴도선: 골반과 허리를 유연하게 하고 균형감각을 키워주는 동작. 오른쪽 다리로 균형을 유지하면서 왼쪽 다리는 들어 올려 구부린다. 이때 오른쪽 팔은 손바닥을 편 채 옆으로 쭉 펴고, 왼손은 갈고리 모양을 만들어 전체적인 몸의 균형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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